“가난한 사람 먹고 살게 해주었더니 감히 대든다.”
조선시대 지주가 소작인에게 하는 소리도, 6,70년대 기업의 사장이 노동자에게 하는 소리도 아니다. 바로 최근 성희롱 관련 가해자인 안산시 시민공원과 공무원이 부하직원인 무기 계약직 노동자에게 욕설과 더불어 일상적으로 했다는 말들이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3일은 밤10까지 근무하는 시민공원과 무기 계약직 노동자의 작업배치는 규정도 없이 상급자에 의해 임의적, 일방적으로 정해진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좋은 조건의 작업을 배정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고생이다. 나아가 기간의 정함이 없다고 하지만 엄밀하게 ‘계약직’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근로관계는 힘 있는 자가 언제라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다.
그러니 노동으로만 생존을 할 수 밖에 없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직장을 지속적으로 다니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불이익과 성희롱을 당해도 참고 또 참아야한다. 먹고 살기위해서 특히나 지금과 같은 경제공황시기에는 그나마 있는 직장에서 쫓겨나지 말아야하는 것이 노동자들 그중에서도 가장 약자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현실이다.
분명 직장 내 성희롱은 가부장적이고 퇴폐, 향락적인 남성중심의 직장문화와 여흥문화를 배경으로 여성의 근로의사나 능력, 지위, 인격, 감정을 무시하고 성적 대상화하여 생기는 문제이다.
매일 얼굴을 마주 대해야하는 직장에서의 성희롱은 고용주와 직원, 상사와 부하직원,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 등 대개 권한이나 지위가 대등하지 못한 관계로 인하여 발생한다.
성희롱 가해자는 직장 내 동료 간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를 매우 사소한 일로 생각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를 오히려 조직생활 부적응자로 낙인찍거나, 개인적 악감정의 표현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지금 사실상 안산시와 성희롱 가해자들이 이번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그들의 변명이기도 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 직장 내 성희롱 원인 고민해야
바로 불평등한 고용관계를 들 수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일반적으로 주로 직원의 채용이나 임금, 승진, 배치전환, 교육 연수 등의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다른 성의 구직자나 부하 직원을 대상으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조직체계의 현실 상 관리자나 감독자는 대부분 정규직이자, 남성이며, 성희롱 대상자의 대부분은 하위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등 비교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다. 특히나 정규직 공무원과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근로관계에서는 이글 맨 앞의 발언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지난 2005년 민주노동당의 최순영의원이 13개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450명의 여성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을 실시한 결과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89.6%가 성희롱이 벌어져도 그냥 참고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가인권위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에 종사하는 여성 비정규직 22.9%는 성희롱을 당해도 그냥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성희롱을 당해도 참고 일하는 이유는 재계약을 위해서이다.
많은 수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우울증 불면증 등 성희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성희롱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 뿐 아니라 고용불안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공황시기 일자리 창출과 고용의 확대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는 피해당사자만의 손해가 아니라 직장도, 회사도, 나라경제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여성 비정규직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고통인 직장 내 성희롱의 근절은 당사자 뿐 아니라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임금노동자의 50%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직장 내 성희롱의 원인인 불평등한 고용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직장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특히 공공부문은 다른 영역보다 모범적이고 전면적으로 추진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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