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시민들 반성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그 발언은 곧바로 논란꺼리로 떠올랐습니다. 지방선거의 핫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부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시민들에 대해서 귀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성해야 한다며, 잘못된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가 과연 한 나라의 대통령의 자세인가 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하게되는 발언이었습니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 회원들이 2008년 8월22일 밤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벌여온 네티즌 2명을 검찰이 구속한 데 항의하며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범국민 선포식’을 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헌법재판소가 집시법의 야간 옥외집회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인 2009년 9월24일 위헌심판 청구인 측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왼쪽)과 박주민 변호사가 서울 종로구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ㆍ인터넷 공간까지 입막음…‘불통·독주’ 계속
2008년 촛불집회는 졸속으로 진행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촉발했다. 그러나 그것이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바탕에는 고소영·강부자 내각, 부자감세, 영어몰입 교육 등으로 상징되는 정부의 불통과 일방독주에 대한 광범위한 반감이 깔려 있었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 6월19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돌이켜보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나는 마음이 급했다.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정부는 촛불시위에 배후세력이 있다고 보고 색출 작업을 되풀이했다. 일방적으로 배후로 찍힌 단체들은 줄줄이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 경찰은 불법시위 전력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 단체가 여는 집회는 대부분 불허하고 국고보조금도 속속 끊었다.
미네르바 구속과 최근 이른바 ‘연아 회피 동영상’에 대한 경찰 수사에서 보듯 인터넷 공간도 질식당하기 일보 직전이다. MBC를 정부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시도가 노골화됐고 이 과정에서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큰 집 조인트’ 발언으로 사퇴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정부의 무리한 ‘촛불 죽이기’와 역주행은 법원에서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MBC 「PD수첩」 제작진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촛불시위 참여 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중단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신모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같은 재판 결과는 검찰과 여당이 사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공격하면서 법·검 갈등, 법·정 갈등으로 비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촛불 죽이기’와 함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정부의 마이웨이식 일방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촛불의 근인인 정부의 불통과 일방독주는 개선하지 않고 정부가 시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행동을 틀어막아 저항을 봉쇄하려는 태도라는 지적이다. 이런 전도된 태도가 촛불을 키우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갑수 서울대 교수는 “한국 사회가 이룩한 민주주의가 기껏 절차적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이 촛불집회를 통해 표출됐다”며 “대통령의 최근 촛불 관련 발언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소통을 정면 거부한 것이다. 촛불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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